중국OTT앱이 국내 7위앱? 조선족이 결정하는 한국인의 앱 순위
중국OTT앱인 iQIYI가 국내 2022년 엔터 앱 순위 7위 한국인 사용자들 당황, 제대로 계산된 숫자 맞나는 의문도 실제 국내 중국인 거주자 많아, 현실적으로 가능한 순위
지난달 23일, 글로벌 전문 경제지 포브스의 한국지사가 발표한 ‘2022 한국인이 사랑한 모바일앱’이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엔터테인먼트 영역의 인기 앱 중 ‘iQIYI’라는 비한국인 대상 서비스가 무려 7위에 등록되어 있는 점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중이 몰린 일부 커뮤니티들에서는 “주변에서 쓰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중국 OTT가 왓챠보다 순위가 더 높을 수 있냐?”는 질문이 연이어 나온다. 데이터가 잘못되었다는 의혹과 함께, 믿을 수 없는 자료라고 반박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해당 앱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플레이 스토어에는 5천만회 다운로드, 95만개의 사용자 리뷰가 달려있다고 적혀 있으나, 실제로 눈에 보이는 한국인 사용자의 사용자 리뷰의 숫자는 12월에 2개, 11월에 6개 등으로 1년치를 다 포함해도 150개가 되지 않는다.
조선족이 한국 앱 사용자 순위 결정?
앱 마케팅 경력 10년에 이른다는 한 마케팅 전문업체에 따르면, 앱 사용자 다운로드 숫자와 리뷰는 다운로드 1만회에 100만원, 리뷰는 100회에 30만원 등으로 책정되어 있는 음성적인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로 5천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있고, 95만명 이상의 리뷰가 작성되었을 것이라고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앱 이용을 고민하다 인스톨 후 삭제하는 경우도 매우 많기 때문에, 실사용자를 봐야한다는 견해를 제시했고, 실제 사용자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앱스토어 기준으로 3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 저변에 약 30% 내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제로 적극적으으로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10만명 내외일 것으로 짐작되지만,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다는 해석을 내놓은 가운데, 포브스 코리아의 순위 계산법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커뮤니티 주장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포브스 코리아에 따르면, 데이터분석기업 TDI와 함께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기반으로 2022년 1월부터 10월 30일까지 10개월치 데이터를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위 결정에 입력된 데이터는 기기설치수(잔존), 신규설치수, 삭제수, 활성사용자수, 평균 실행횟수, 평균실행시간, 평균총실행시간, 평점 등 8가지다. 기기설치수를 기준으로 10개 부문의 각 상위 150개씩, 총 1,500개의 앱을 후보로 추출한 후 기준값들을 바탕으로 가중평균 계산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선별된 후보 앱의 항목별 데이터 수치는 규모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정규화하는 작업을 거쳤고, 2022년에 특히 주목 받은 앱을 부각시키기 위해 신규설치수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한 탓에 iQIYI의 순위가 무려 7위에 올랐다는 것이 TDI측의 설명이다.
한국에서 신규설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앱이 중국 OTT앱이라고?
앱 마케팅 관계자들은 우선 데이터가 한국 데이터가 맞는지 확인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iQIYI의 경우, 국내에서 5천만 다운로드가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서 5천만 다운로드인 가운데 한국에서 그 중 일부의 다운로드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했다.
실제로 동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끄는 수많은 서비스들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경우에도 전체 동아시아권 사용자의 1/10을 모으기가 힘들다. 동아시아권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든 아이돌 스타인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의 그룹도 유튜브 전체 시청자의 5% 미만이 국내 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실제 과금 사용자가 100만명이 넘는 왓챠나 200만명이 넘는 아프리카TV보다 iQIYI가 더 많은 다운로드 숫자를 국내에서 기록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앱 마케팅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왓챠는 플레이스토어 기준 500만회 이상, 아프리카TV는 1,000만회 이상으로 나타난다. 실질적으로 국내 사용자들에게 느껴지는 체감 인기도를 바탕으로 할 때, iQIYI의 한국 내 다운로드 숫자는 100만회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실제 국내 거주하는 중국인 숫자 무시못해
한편에서는 국내 거주하는 중국인 숫자가 지난 10년 사이 크게 늘어난만큼, 지나치게 한국인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를 들어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중 다수의 중국 선수들이 반칙으로 탈락하자, 이를 한국의 음모론으로 단정한 많은 중국인 사용자들이 네이버 기사에 ‘댓글 테러’를 저지른 적이 있다. 갑자기 중국어로 보이는 댓글들이 베스트 댓글 칸을 점령하자, 한국 네티즌들은 ‘차이나 게이트’라며 불만을 표현했던 사례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2008년부터 서울시청 앞 중국인 시위에서 목격됐듯이 한국인들이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중국인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취재에 응한 앱 마케팅 관계자는 음성으로 제공되고 있는 앱 다운로드 조작, 리뷰 조작에 투입되는 많은 저가 인력이 중국계 조선족이거나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들로, iQIYI 앱의 경우, 설령 조작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만큼의 인력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앱이라면 아프리카TV, 왓챠 등을 제치고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