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OTT 이용률 “역대 최대” 코드 커팅 빨라지나
KISDI ‘2022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 발표 태블릿 PC 보급률 31.2%, 스마트폰 94.2% “역대 최대” 메신저 이용률은 감소, 방송-동영상 앱은 ‘2배 성장’
디지털 기기의 다양화로 미디어를 소비하는 형태가 크게 달라진 오늘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보급률이 역대 최대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소와 환경에 상관없이 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OTT 사용률 역시 크게 늘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4,128가구 및 가구원 9,94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디어 기기 보유와 이용 추세를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태블릿 PC 보유율은 31.2%로 전년과 비교해 4.1%p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또 디지털 TV와 노트북 컴퓨터 보유율은 각각 95.6%, 34.1%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반면, 데스크톱 PC(53.2%→52.5%), 라디오 수신기(3.4%→2.7%), 촬영기기(12.9%→11.6%), 가정용 전화기(33.7%→27.8%) 등 주로 가구 내에서 사용하는 미디어 기기는 전반적인 보유율 감소를 나타냈다. 스마트폰은 해당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11년에는 21.6%의 보유율에 불과했지만 이후 지속해서 성장, 지난해 94.2%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며 SNS 이용률도 늘었다. 지난해 SNS 이용률은 57.6%로 전년 대비 2.5%p 늘어난 수준을 보였다. 자주 이용하는 SNS는 인스타그램(41.4%)이 전년 대비 10.0%p 증가하여 가장 높았고, 이어 페이스북(22.0%), 네이버 밴드(12.9%), 카카오스토리(12.6%) 등 순을 보였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인스턴트 메신저 이용률은 86.4%로 전년 대비 1.8%p 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19년부터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비율 1위를 지켜온 인스턴트 메신저 이용률이 감소세에 들어선 반면, 방송·동영상 앱 이용은 20.8%를 기록하며 전년(10.9%) 대비 가장 큰 폭(9.9%p)으로 증가를 나타낸 점이다. 인스턴트 메신저 이용률은 37.7%(2019년)→35.4%(2020년)→32.1%(2021년)를 거쳐 지난해 24.2%를 기록했고, 방송·동영상 앱 이용률은 이 기간 4.3%(2019년)→8.1%(2020년)→10.9%(2021년)→20.8%(2022년)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방송·동영상 앱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이용률 확대를 보인 분야는 단연 OTT 서비스다. 지난해 OTT 서비스 이용률은 85.4%로 전년 대비 3.7%p 증가한 수준을 나타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OTT 플랫폼(1순위 기준)은 77.7%의 응답자가 꼽은 유튜브였다. 이어 넷플릭스(13.0%)와 티빙(3.8%) 등 순을 보였다. 케이블 TV 가입률(45.8%→40.5%)은 감소했지만, IPTV 가입률(54.2%→59.9%)이 늘어 전체 유료 방송 가입률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일평균 미디어 이용 시간은 TV가 3시간 2분(2019년)→3시간 10분(2020년)→3시간 6분(2021년)→3시간 2분(2022년)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인 가운데,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화기 이용 시간이 2시간(2019년)→2시간 28분(2020년)→2시간 29분(2021년)→2시간 33분(2022년)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KISDI의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태블릿 PC 및 스마트폰 보유율은 더 이상 미디어 소비가 가구 내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환경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학생들의 비대면 수업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데스크탑 PC 등의 이용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도리어 줄어들고 있다는 점, 방송·동영상 앱 이용이 역대급 증가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미디어 소비 형태의 변화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IPTV 가입이 소폭으로나마 꾸준히 증가한 덕분에 유료 방송 가입률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갈수록 커지는 이동식 디지털 기기의 보급률과 OTT의 영향력에 우리나라도 더 이상 코트 커팅(Cord-Cutting, 유료 방송 해지) 가속화를 미룰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