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핫세, 파라마운트 상대로 5억 달러 소송 제기 “성적 학대 당했다”
올리비아 핫세,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사 상대 소 제기 “성적 학대, 성희롱, 사기당했다” 촬영 당시 15세, 55년간 우울증 시달려
배우 올리비아 핫세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제작사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상대로 5억 달러(약 6,4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눈길을 끈다.
현지 시각 3일, AP통신을 비롯한 다수의 현지 매체는 1968년 작품인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한 배우 올리비아 핫세와 레너드 위팅이 해당 영화 촬영 과정에서 성적 학대와 성희롱, 사기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들어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에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상대로 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두 배우가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당시 영화의 연출을 맡은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은 촬영 당시 각각 15세, 16세였던 올리비아 핫세와 레너드 위팅에게 ‘누드 촬영은 없을 것이며, 침실 장면에서는 살색 의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한 약속을 어기고 촬영 당일 나체로 연기할 것을 강요했다.
두 배우는 감독의 “맨몸이 드러나지 않게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겠다”는 거짓말 때문에 반강제로 나체 촬영을 하게 됐으며, 감독의 약속과 달리 영화에는 올리비아 핫세의 가슴과 레너드 위팅의 엉덩이가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감독과 제작사가 미성년자의 외설과 착취를 금지하는 주법과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2017년 미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 당시 올리비아 핫세는 당시 영화에서의 노출에 대해 “제피렐리 감독의 판단을 따랐다. 그것은 영화를 위해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역시 “미국에서는 파격적인 일이었지만, 그 시기 유럽에서 나체 장면은 그다지 충격적인 일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의사로 노출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소송에서 두 배우의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솔로몬 그레센 변호사는 “미성년자의 노출 장면은 명백한 불법이며,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영화에 전시되어서는 안 된다. 이 배우들은 60년대에 너무 어리고 순진했기 때문에 무엇이 그들을 덮치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들은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유명해진 뒤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라며 늦게나마 소송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올리비아 핫세와 레너드 위팅은 올해 각각 71세, 72세다. 이들은 5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우울증에 시달려 왔으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기회를 빼앗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두 배우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다.
당시 영화 감독이었던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은 2019년 사망했으며, 이 때문에 두 배우는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