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야, 드라마야?” 한섬·CJ ENM ‘어른애들’에 쏠리는 관심

웹드라마 ‘어른애들’ 제작 한섬 매출 ‘껑충’ 업종 불문 각광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유통 역량 갖춘 OTT와 협업으로 시너지 가능성↑

사진=더한섬닷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이 CJ ENM과 손잡고 만든 웹드라마가 큰 주목을 받으며 MZ세대 고객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이 공식 유튜브 채널 ‘더한섬닷컴 HANDSOME’을 통해 공개한 웹드라마 <어른애들>의 누적 조회수가 300만 회를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드라마 시청자 중에는 30대 이하 연령대가 60%를 넘게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되며 한섬의 신규 MZ 고객을 겨냥한 성공적인 브랜디드 콘텐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현실 밀착 웹드라마, 시청자들 “격공” 극찬

지난 6월 19일 첫 공개된 <어른애들>은 패션 업계에 몸담은 30대 여성 직장인들의 다이내믹한 일상과 직장 생활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2020년 패션 업계 최초로 선보인 <핸드메이드 러브>, <바이트 씨스터즈>에 이은 한섬의 세 번째 작품으로, 매주 월요일 1개의 에피소드를 추가하며 지금까지 5개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18일 기준 <어른애들>은 151만을 기록한 1화를 비롯해 2화(77만), 3화(50만) 모두 조회수 50만을 가뿐히 넘긴 상태다. 비교적 최근 공개된 4화와 5화 역시 각각 38만, 8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총 8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은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MZ세대 시청자들을 겨냥해 에피소드당 15분을 넘지 않는 짧은 길이로 제작됐다.

사진=더한섬닷컴

극사실주의를 지향하는 오피스 드라마답게 공개 직후 “격공(격하게 공감)” 평가가 줄을 이었고, 배우들이 작품에서 착용한 제품들을 찾는 일도 많아졌다. 실제로 작품 첫 공개일인 지난 6월 19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한섬 공식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을 방문한 2030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한섬은 배우들의 의상 정보를 에피소드별로 정리해 제공했고, 일부 제품은 판매량 급증과 함께 ‘완판'(완전 판매)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섬 관계자는 “별도의 판촉 이벤트를 진행하기 전부터 드라마에 등장한 제품의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을 비롯해 완판까지 기록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매출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활용 가능성에 관심↑

패션 전문기업 한섬과 웹드라마의 생소한 조합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영상 콘텐츠를 통해 기업의 팬덤을 구축하는 ‘브랜디드 콘텐츠’ 전략의 일환에서 추진됐다. 한섬은 이번 작품을 위해 엔테테인먼트 기업 CJ ENM과 손을 맞잡고 공동 기획·제작을 거쳤다. 또 류혜영, 윤상정, 신도현, 백수희 등 신예 배우들을 캐스팅해 작품의 주 배경이 되는 패션 회사 사무실은 물론 퇴근 후 일상에서도 자사의 제품을 착용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했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던 기존 광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 요소를 통해 기업의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을 의미한다. 보다 효과적으로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들어 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원하는 기업들의 광고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영화와 방송은 물론 게임, 음악, 공연,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와 접목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가장 주목 받는 브랜디드 콘텐츠 영역은 단연 동영상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콘텐츠 이용 행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동영상이 연령에 상관 없이 가장 선호하는 콘텐츠 유형이라는 사실은 과거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앱 1위를 지키던 카카오톡이 2018년 유튜브에 자리를 뺏긴 후 단 한 차례도 되찾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대표적인 브랜디드 콘텐츠 사례로는 글로벌 식음료업체 레드불의 <레드불 스트라토스 Red Bull Stratos>를 꼽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가 지상 39km의 성층권에서 우주복 차림으로 지구를 향해 몸을 던져 지구에 착륙하는 과정을 담은 이 프로젝트는 ‘인류 최초 맨몸 초음속 낙하’라는 성과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생중계를 지켜본 약 800만 명을 비롯해 누적 시청자 약 2,700만 명을 기록했고, 광고 효과는 400억 달러(약 50조원)로 추산됐다. 이후 레드불은 자사를 ‘에너지드링크를 파는 미디어 기업’이라고 칭하며 활발한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을 이어 갔다.

사진=맘스터치

국내에서도 이마트 <나의 소중한 세계>, GS25 <이리오너라 (2리5너라), 마켓컬리 <일일칠>(117) 등 다양한 형태의 동영상 브랜디드 콘텐츠가 공개됐고, 한국광고학회는 연례행사인 ‘올해의 광고상’에 브랜디드 콘텐츠 부문을 신설해 그 광고 효과를 널리 인정했다. 2023년 올해의 광고상 브랜디드 콘텐츠 부문 대상에는 패스트푸드 업체 맘스터치의 <엄마를 찾아서>가 올랐다. <엄마를 찾아서>는 ‘진짜 엄마의 맛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유머러스한 연출을 선보이며 공개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수 160만 회를 돌파했다. 약 8분 분량의 짧은 영상에는 배우는 송중기를 비롯해 조민수, 정웅인, 염혜란 등 시상식을 방불케하는 배우들이 등장해 재미와 작품성, 화제성까지 모두 잡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소재·표현 자유로운 OTT에서 무한 확장

이처럼 각광받는 브랜디드 콘텐츠에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데 반해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콘텐츠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자기 주도적인 미디어 소비 패턴을 가진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콘텐츠에서는 가차 없이 등을 돌린다.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와 날 것 그대로의 재미를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에서 태어났다는 점에서 브랜디드 콘텐츠와 OTT 콘텐츠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는 서로의 강점을 극대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콘텐츠 소재부터 등장인물, 전개 방식, 시간 등 다양한 제약을 받는 TV 방송 및 광고와 달리 비교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OTT는 ‘짧고, 굵고, 재밌게’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춰 무한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레드불이 미디어 기업을 자처한 데서 알 수 있듯 이제 모든 기업은 브랜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시대가 됐다. 비록 쏟아지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가장 큰 과제가 있긴 하지만, 제작과 유통 역량을 두루 갖춘 OTT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서라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다. 지금보다 한 단계 발전한 브랜디드 콘텐츠 생태계에서 재미를 찾는 소비자, 광고효과를 노리는 기업, 구독자와 광고 수익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플랫폼 모두 웃을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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