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경단녀’와 ‘워킹맘’의 잔혹한 현실, ‘잔혹한 인턴’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잔혹한 인턴’ ‘격공’ 할 수밖에 없는 오피스 라이프 라미란-엄지원-이종혁의 여유와 관록

사진=티빙

현실은 더 잔혹하다.

티빙 <잔혹한 인턴>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 분)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 분)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사회생활 만렙 경력의 경험치로 불태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오리지널 드라마다. 지난봄 JTBC <나쁜엄마>로 ‘국민 엄마’이자 ‘공감 퀸’으로 거듭난 라미란을 중심으로 이름만 들어도 믿음직한 배우 엄지원-이종혁-김인권-김원해 등이 출연하며, 대한민국 대표 오피스 시리즈물인 <막돼먹은 영애씨>의 한상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1일 공개된 1, 2화에서는 중학생 딸을 키우며 7년 동안 집안일에만 매진했던 고해라가 누군가의 엄마나 아내가 아닌 고해라의 인생을 되찾기 위해 다시 한번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이야기가 담겼다. 하지만 과장이자 회사의 에이스로 ‘독종 워커홀릭’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업계 최고의 MD로 승승장구했던 지난날의 영광은 사라진 지 오래. 육아에 몰두한 기간만큼 늘어난 고해라의 경력 단절 기간과 40대의 나이는 어느 회사에서도 인정받지 못했고, 결국 전 입사 동기였던 최지원의 제안으로 자존심을 구기며 마켓하우스에 경력직 인턴으로 취업한다.

눈감고도 해오던 회사 생활도 이젠 어려운 것투성이다. 7년 전 동기, 후배였던 이들은 상사가 됐고, 바로 위 선배는 아래로 까마득한 MZ세대다. 고해라는 경력직의 ‘짬’을 살려 한 사람의 몫을 제대로 해내자고 마음먹지만 할 수 있는 건 잡무밖에 없고 그마저도 실수의 연속이다. 적응하기도 힘든 회사인데, 높기만 한 상사가 된 최지원은 고해라에게 잔혹한 업무까지 맡긴다.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앞둔 두 팀원을 퇴직으로 유도하라는 것. 해내기만 한다면 과장 자리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어 지난주 공개된 3, 4화에서는 최지원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휴직을 앞둔 워킹맘 금소진(김혜화 분) 과장과 이문정(이채은 분) 대리와 가까워지는 고해라의 모습이 그려졌다. 고해라는 두 사람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살려 휴직이 아닌 퇴직을 해야 한다고 슬쩍 흘리기도 하고, 워킹맘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며 퇴직을 유도한다. 하지만 힘겨운 인턴 생활에 힘이 되는 사람들은 이들뿐. 두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고해라는 심리적 딜레마까지 겪으며 힘겨워한다.

바람 잘 날 없는 회사 생활을 겪고 있는 고해라에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안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남편 공수표(이종혁 분)가 권고사직을 당해 백수가 돼버린 것. 다 컸다고 생각한 중학생 딸도 문제다. 엄마는 자신에게 신경을 안 쓴다며 반항기 가득한 눈으로 고해라를 쳐다보는 공이영(김민서 분)은 타투를 하고 싶다며 학원에도 가지 않고, 타투샵에서 고해라에게 붙잡힌다. 회사 생활부터 집안일까지 고해라에겐 ‘잔혹한’ 현실이다.

이문정 대리의 퇴직, 금소진 과장의 휴직 철회. 고해라는 자신의 방식을 섞어 최지원의 제안을 완수하지만, 그런 고해라에게 최지원은 금소진 과장이 퇴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속한 과장 자리를 줄 수 없다고 한다. 7년간의 공백을 한 번에 봉합할 수 있던 기회가 날아간 것이다. 고해라의 위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4화의 엔딩에서 누군가 고해라와 최지원의 은밀한 대회를 듣고 있었던 것. 고해라의 입사 조건이 밝혀질 위기다.

사진=티빙

7년의 경단 기간을 끝내고 경력직 인턴으로 다시 한번 사회생활에 도전하는 고해라의 좌충우돌 회사 적응기로 대장정을 시작한 <잔혹한 인턴>은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깊은 공감을 사며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특히 출산, 육아 등을 겪는 워킹맘과 경단녀의 현실과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휴직을 마음껏 쓰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이들의 이야기는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시청자들은 각종 커뮤니티에 “결혼하고 애 낳으면서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지 벌써 9년이다. 인턴 재취업은 상상도 못해봤는데 고해라 멋있다”, “같은 워킹맘으로서 너무 공감된다. 워킹맘은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출근이다”, “나도 인턴으로라도 다시 직장 생활을 해보고 싶다”, “인턴으로 취업하는 고해라를 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나는 남자인데, 우리 회사는 아직도 남자가 육아휴직을 쓰면 이상하게 본다”, “금소진 과장이 아이랑 몰래 통화하는 걸 보고 울 뻔했다” 등 경험담을 토로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고해라부터 최지원, 공수표 등 다채로운 캐릭터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배우들의 열연은 극의 재미를 더했다. 의욕 충만한 경력직 인턴 고해라 역을 맡은 라미란은 자칫 우울하고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를 친근한 매력과 자연스러운 연기로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냉혈 실장 최지원 역을 맡은 엄지원은 능력 있고 당당한 커리어 우먼의 모습으로 서늘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긴장감을 선사했다.

특히 영화 <소원> 이후 10년 만에 다시 한번 연기 호흡을 맞춘 라미란과 엄지원의 케미는 노련미가 돋보였다. 극 중 사회 초년생 시절의 입사 동기로 연이 있던 두 사람은 친근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직장 내 선후배 관계로 다양한 케미를 형성하며 재미를 견인했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서는 서로 상반된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의 관계가 절정에 이를 전망. 고해라에게 맡긴 일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그에게 적의를 드러낸 최지원과 다시 한번 커리어 우먼으로 거듭나겠다고 마음을 먹은 고해라가 어떤 이야기를 그려갈지 궁금증이 높아진다.

극의 주축을 맡는 두 사람 외에도 이종혁은 고해라의 남편이자 회사의 갑작스러운 정리해고로 실직자가 된 공수표로 분해 ‘짠내’ 나는 대한민국 가장의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상사들에게 잘 보이며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회식 자리에서 심부름까지 하다 해고를 당한 뒤 놀이기구를 타며 그동안의 서러움을 터트리는 공수표의 모습은 대한민국 직장인과 가장들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성차별’을 일삼는 주 이사 역의 김원해, 전 직장에서 고해라에게 스파르타로 교육받던 후배였지만 고해라의 상사가 된 소제섭 역의 김인권, 어린 아들의 하교길이 걱정돼 몰래 통화를 하는 금소진 과장 역의 김혜화,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 임신한 배를 끌어안고 뛰려고 하는 이문정 대리 역의 이채은, 박승주 역의 박경리, 고해라의 직속 선배가 된 MZ 세대 사원 강인욱 역의 서지후 등 모든 출연 배우들은 이야기에 100% 녹아든 연기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그리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과연 고해라가 모든 위기를 이겨내고 회사 생활과 가정의 평화까지 지키며 그토록 바라던 ‘커리어 우먼’의 꿈을 다시 한번 이뤄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경력직 인턴 고해라의 고군분투를 담은 <잔혹한 인턴>은 매주 금요일 티빙에서 2화씩 공개되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10시 10분 tvN에서도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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