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D-DAY] ‘자영업 살리기’의 명과 암, ‘동네멋집’ (웨이브)

SBS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 정규 편성, 6일 첫 방송 ‘카페의 신’ 유정수 특급 솔루션 예고에 기대감 ↑ 경쟁 포화상태 카페 창업 부추기는 역효과 주의해야

사진=SBS

‘카페의 신’이라 불리는 유정수는 진정한 ‘미다스의 손’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파일럿을 거쳐 정규 편성에 성공한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이 6일 시청자를 만난다.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이하 동네멋집)은 폐업 위기의 동네 카페를 구원하러 온 대한민국 ‘카페의 신’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의 맞춤형 특급 솔루션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7일부터 5회에 걸쳐 파일럿 방송됐고, 짧은 방영 기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으며 정규 편성으로 직행했다.

<동네멋집>을 이끌 MC로는 방송인 김성주와 배우 김지은이 낙점됐다. 김성주는 과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함께한 <백종원의 푸드트럭>,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 이어 또 한 번 소상공인 살리기에 나섰다. 그는 상인들은 물론 상권까지 보살피는 따뜻한 속내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는다. 또 화려한 아르바이트 경력과 싹싹한 성격으로 무장한 김지은의 활약도 눈부시다. 다수의 드라마에서 탄탄한 연기 내공을 선보인 그는 <동네멋집>에서 ‘알바의 신’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SBS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에 성공한 것은 지난 2021년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이후 약 3년 만이다. ‘여자 축구 열풍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골때녀>는 매주 5% 이상의 탄탄한 TV 시청률은 물론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등 공개 중인 OTT 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며 SBS ‘효자 예능’으로 거듭났다. 이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정규 편성에 성공하며 <골때녀>와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는 <동네멋집>의 성공에도 많은 기대가 모인다.

사진=SBS

<동네멋집>의 솔루션 대상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자영업자들 가운데 선정된다. ‘4호 멋집’에는 500건이 넘는 신청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은 모든 사연을 일일이 읽고 세 집을 선발했다고. 연출을 맡은 김명하 PD는 “‘절실함’을 1순위로 출연자들을 섭외했다”며 “맛과 서비스는 별로면서 예쁘게 꾸미기만 한 카페들은 경계했다”고 밝혔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센스가 다소 부족한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잘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 PD는 “지금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 카페 사장님들께 용기와 지식을 전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이며 진정성을 더했다.

정규 편성이 되며 달라진 부분도 있다. 파일럿 방송 당시에는 한 동네에서 한 매장을 찾아가 솔루션을 제공했는데, 이제는 한 동네에 세 집을 동시에 찾아간다는 점이다. 세 곳을 두루 살펴본 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유 대표가 직접 ‘멋집’ 현판을 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오디션처럼 최후의 승자를 가리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솔루션을 통해 가게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출연진은 ‘가장 일상적인 공간이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모습’을 관전 포인트로 꼽으며 파일럿 때와 달라진 포맷인 만큼 보는 재미도 커졌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작진 역시 “아무리 좋은 솔루션도 즉각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긴 어려운데, 시청자들의 도움 덕분에 가능했다”며 “그래서 더 힘든 미션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혹독한 미션을 통과하는 자영업자들의 간절함을 눈여겨봐달라고 당부했다.

(왼쪽부터)김명하 PD, 유정수, 김지은, 이인권 아나운서(스페셜MC)/사진=SBS

프로그램은 시작 전부터 ‘죽은 상권 살리기’라는 콘셉트가 <골목식당>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을 받고 있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골목식당>이 식당의 ‘맛’을 바꿔주는 데 중점을 뒀다면, <동네멋집>은 상권 분석부터 메뉴판 구성, 공간 기획, 운영 방식까지 카페 운영 모든 과정에 걸친 브랜딩 비법을 전수해 ‘맛과 멋’을 동시에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네멋집>이 파일럿 방송에서 솔루션을 제공한 3곳의 카페는 방송 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핫플’로 자리매김했고, SNS를 타고 확산한 인증샷 열풍에서는 “분위기 대박”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무엇보다 <동네멋집>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가장 큰 과제가 남아 있다. 바로 카페 운영의 암울한 현실도 가감 없이 비춰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1인당 367잔으로 시장 규모는 8조원에 달한다. 그 결과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숍’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카페는 가장 많은 창업자가 도전하는 분야가 됐다. 이는 반대로 가장 많은 폐업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국세청이 조사한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 창업한 카페 중 3년 안에 폐업할 확률은 무려 52.6%에 달했다.

방송에서 그려지는 솔루션의 일부만 접한 후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창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생긴다면, 이는 개인 사업자들 간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져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훼손되고 말 것이다. ‘솔루션을 통해 매출이 300% 뛰었어요’라는 식의 밝은 면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영업자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그리고 그 노력조차 빛을 발하지 못하는 혹독한 현실은 어떤 모습인지도 낱낱이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가장 일상적인 공간을 탈바꿈시키고 자영업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정규 편성에 나선 <동네멋집>이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카페의 신’이 선보이는 특급 솔루션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은 오늘(6일) 오후 10시 40분 첫 방송된다. 본방송 종료 후 OTT 웨이브(Wavve) 등을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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