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 새로운 시즌 넷플릭스행에 기대와 우려 엇갈려

‘약한영웅 Class2’ 넷플릭스 제작-공개 확정
시즌1 작·감·배 의기투합, 새 얼굴 대거 합류
‘시즌2 잔혹사’ 넷플릭스 불명예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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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약한 영웅의 성장은 계속된다. 단, 은장고로 자리를 옮겨서. 그리고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옮겨서.

박지훈과 최현욱, 홍경 등 청춘 배우들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성장 드라마 <약한영웅 Class1>에 이은 두 번째 시즌 제작이 확정됐다. 넷플릭스는 4일 공식 발표를 통해 “<약한영웅 Class2>(Weak Hero Class2·가제, 이하 약한영웅2) 제작을 확정했다”고 밝히며 주요 배우들의 콘셉트 사진을 공개했다. 아이돌에서 어엿한 배우로 거듭난 박지훈을 비롯해 려운, 최민영, 이민제, 배나라, 이준영 등이 약한 소년의 강한 성장기를 다채로운 빛깔로 채울 전망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약한영웅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등학교로 전학 간 모범생 박지훈(연시은 분)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이자 찬란한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네이버 웹툰 「약한영웅」을 원작으로 했으며, 해당 웹툰의 프리퀄(기존 이야기보다 앞선 시점을 그린 속편)에 해당하는 <약한영웅 Class1>(Weak Hero Class1, 이하 약한영웅1)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전편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박지훈이 다시 한번 연시은으로 분해 극의 중심을 잡고, 려운과 최민영, 이민재는 각각 시은의 든든한 친구이자 동료인 박후민과 서준태, 고현탁 역을 맡는다. 또 이들과 대립하는 ‘연합’의 주축 나백진과 금성제 역에는 배나라와 이준영이 낙점됐다.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청춘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팬들의 기대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다시 연시은의 옷을 입고 팬들을 만나게 된 박지훈은 “많이 기다려주신 만큼 더 새롭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고, 한준희 감독 역시 “어서 와! 은장고는 처음이지? 팬심으로 응원하던 배우들과 함께할 생각에 벌써 설렌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또 유수빈 감독은 “과분한 관심과 사랑 덕분에 다음 시즌으로 돌아왔다”며 “좋은 배우들,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 몸도 마음도 건강히 촬영하겠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주인공을 제외한 배우들의 대거 교체만큼이나 팬들의 눈길을 끈 부분은 토종 OTT 웨이브에서 글로벌 OTT 넷플릭스로 달라진 플랫폼이다. 일반적으로 인기 시리즈의 후속작은 시즌1을 만든 플랫폼이 제작 및 배급 권한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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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Class1’ 스틸 컷/사진=웨이브

지난해 11월 웨이브 오리지널로 선보인 <약한영웅>은 공개와 동시에 웨이브 2022년 전체 콘텐츠 중 유료 가입자 견인 지수 1위를 기록하는 등 플랫폼의 대표 콘텐츠가 됐다. 웨이브는 <약한영웅1>의 플랫폼 내 흥행에 만족하지 않고 이를 최대한 다각도로 활용했다. 미국 등 북미에 제공 중인 코코와(KOCOWA)를 비롯해 라쿠텐비키(Rakuten ViKi), 프라임비디오(Prime video), 아이치이(iQIYI) 등 해외 OTT에 수출하는 동시에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 미디어S가 운영하는 채널S를 통해 TV 방영하면서다. 특히 라쿠텐비키에서는 10점 만점의 이용자 평점 중 9.9를 기록하며 해외 팬들에게도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작품이 국내외에서 뜨겁게 사랑받으며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한 만큼 업계에서는 다음 시즌 제작도 당연히 웨이브의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준희 감독 역시 “시즌2 제작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웨이브행을 암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 감독을 비롯한 제작사 측은 <약한영웅2>를 둘러싼 의견 조율을 위해 최근까지 웨이브와 자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웨이브 측이 제작지원과 관련한 확답을 거듭 미루며 넷플릭스행이 결정됐다는 전언이다. 작품의 제작사 쇼트케이크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새 시즌 제작을 결정했고, 웨이브 역시 <약한영웅1>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지만 양사가 처한 상황에서 협업이 어려운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업계의 해석을 인정했다.

최근 급격히 확대된 웨이브의 적자 행진이 새로운 투자에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콘텐츠 제작비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할 만큼의 여유가 웨이브에는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웨이브의 연간 영업손실을 1,217억원으로 전년(558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 웨이브가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는 유승호-김동휘-유수빈 주연의 <거래 The Deal>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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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2’ 스틸 컷/사진=넷플릭스

<약한영웅2> 제작 소식에 기뻐했던 팬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여타 플랫폼의 인기작 시즌2 제작에 나서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테나3 채널에서 시즌1·2를 시작한 후 시즌3부터 시즌5를 넷플릭스가 제작한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 La Casa de Papel> 시리즈를 제외하면, 넷플릭스의 후속 시즌 제작 성적은 전 세계적으로 ‘참패’에 가깝다.

2018년 극장 개봉해 5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독전 Believer>의 미드퀄 <독전2 Believer2>가 대표적 예다. 미스터리의 인물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분),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 분)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 분)의 독한 전쟁을 그린 <독전2>는 전편에서 공백으로 처리된 용산역 혈투와 원호-락의 재회 사이, 그 공백에 일어난 일들을 새로운 이야기로 채웠다.

작품은 공개 직후 [오늘의 OTT 통합랭킹] 최상위로 직행하며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지만, 긍정적 평가는 얻지 못했다. 작품을 접한 이들은 “세계관 파괴 무슨 일이냐”, “배우들이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느낌”, “이럴 거면 다른 제목을 붙였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넷플릭스의 적극적인 투자가 화려한 배우 라인업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수는 있지만, 작품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시즌2 잔혹사’를 쓰고 있는 넷플릭스가 <약한영웅2>를 통해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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