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평가 인정 ‘스토리의 산실’ 한국, ‘더 글로리’→‘무빙’ TV 부문 최고 권위 시상식 노미네이트

CCA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 수상후보 발표
최우수 외국어드라마 부문에 K-콘텐츠 4편 포함
5년 연속 수상 여부에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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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티빙

<더 글로리>와 <몸값>이 끌고 <무빙>과 <마스크걸>이 든든히 받쳤다.

미 비평가 협회가 주최하는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 부문 후보에 한국 작품 네 편이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5년 연속 수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북미 평론가 단체 크리틱스초이스협회(CCA)는 6일(현지 시각)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와 <마스크걸>, 디즈니+ <무빙>, 티빙 <몸값>이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네 작품은 이탈리아 드라마 <굿 마더스>, 독일 <침묵의 통역사>, 프랑스 <뤼팽> 등과 함께 영광의 트로피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당한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인기 작가 김은숙이 첫 장르물에 도전한다는 소식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2월 파트1과 올해 3월 파트2로 나눠 공개한 <더 글로리>는 파트2 공개 후 단 3일 만에 1억2,446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 1위를 비롯해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 부문 통틀어 전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흥행은 물론 작품성에서도 인정받은 <더 글로리>는 이후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드라마 작품상을 비롯해 3관왕을 기록했고, 청룡시리즈어워즈, 서울드라마어워즈, 아시아콘텐츠어워즈&글로벌OTT어워즈 등 다수의 시상식에서 영광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다만 이들 시상식 모두 한국 또는 아시아 작품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전 세계의 작품과 경쟁하는 이번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에서의 수상 여부에 많은 팬이 주목하고 있다.

티빙 <몸값>은 각자의 이유로 ‘몸값’ 흥정이 벌어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시리즈다. 동명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한 <몸값>은 원작의 파격적인 스토리를 극대화한 연출과 몰입감 있는 원테이크 촬영, 진선규-전종서-장률 등 연기파 배우들의 활약에 힘입어 공개와 동시에 흥행 가도에 올랐다. 올해 10월에는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를 통해 북미를 비롯한 해외 팬들에게 공개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몸값>의 흥행이 의미 있는 것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국내 기업이 주도한 OTT 오리지널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무대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 있다. 티빙은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와의 협업을 통해 올해 10월부터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 <몸값>을 공개했고, 작품은 해외 시청자와 평단의 호평을 이끌었다. 미 매체 뉴욕타임스는 “<몸값>은 K-콘텐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계급’에 대한 이야기를 사기와 장기 밀매, 지진 같은 여러 극적인 요소에 결합시켜 더 치열한 생존 싸움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제6회 칸국제시리즈페스티벌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몸값>이 기분 좋은 수상 릴레이를 이어 나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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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넷플릭스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 가던 디즈니+를 살려낸 일등 공신 <무빙>도 쟁쟁한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이다. 미국 등에서는 디즈니의 또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Hulu(훌루)를 통해 공개됐으며, 공개 직후 첫 주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에 등극하며 글로벌 흥행을 누렸다.

<무빙>의 기대 이상 흥행에 캐롤 초이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콘텐츠 전략 총괄(EVP)은 “<무빙>은 매력적인 스토리라인과 세계적인 스타들, 놀라운 포스트 프로덕션 효과 등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아태지역은 물론 미국 등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시아콘텐츠어워즈&글로벌OTT어워즈 6관왕에 빛나는 <무빙>이 국제무대에서도 그 화려한 비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넷플릭스 <마스크걸> 역시 웹툰을 원작으로 탄생했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마스크걸>은 고현정과 나나, 이한별이 주인공 김모미 역을 나눠서 소화하는 ‘3인 1역’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살인, 젠더 문제, 외모지상주의 등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소재가 다수 등장해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마스크걸>은 넷플릭스 글로벌 TOP 차트 TV 부문 전체 3위, 비영어권 1위까지 거머쥐며 과거 로맨스와 청춘물로 대표되던 K-콘텐츠의 범위를 피카레스크(악인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작품) 장르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아가 신예 이한별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로 만들며 신인 배우 등용문으로 기능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소재와 연출, 배우 캐스팅 등 신선한 시도를 아끼지 않은 <마스크걸>의 수상 여부에도 많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는 북미에서 활동하는 400명 이상의 평론가로 구성된 CCA가 주관하는 행사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및 미국 배우조합상과 함께 영화 및 TV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감독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K-콘텐츠의 수상 릴레이를 시작했으며, 2021년에는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아역배우상(앨런 김)의 2관왕, 2022년에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최우수 외국어드라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의 2관왕을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애플TV+ <파친코>가 최우수 외국어드라마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최우수 외국어드라마상이 <더 글로리>와 <몸값>, <무빙>, <마스크걸> 중에 나오게 된다면, 한국 콘텐츠는 5년 연속 세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에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게 된다. 영광의 주인공은 2024년 1월 14일 열릴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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