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장르·플랫폼 경계 사라진 콘텐츠 시장, 송강호도 ‘삼식이 삼촌’으로 디즈니+행

송강호 주연 ‘삼식이 삼촌’ 상반기 공개 확정
30여 년 연기 인생 첫 시리즈물에 시청자 기대↑
최민식→송강호·마동석, OTT 향하는 천만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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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써브라임

30년 넘는 연기 인생 동안 영화 외길을 걸어온 ‘칸의 남자’ 송강호가 데뷔 이래 첫 드라마 출연 소식을 알렸다. 그간 주로 극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던 배우들이 줄줄이 OTT행을 택하며 장르와 플랫폼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송강호, 변요한-이규형과 호흡

4일 글로벌 OTT 디즈니+에 따르면 송강호, 변요한, 이규형 등이 출연한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 올해 상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송강호의 연기 인생 첫 시리즈물인 <삼식이 삼촌>은 혼돈의 1960년 대한민국,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는 반드시 먹인다”를 외치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만나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는 이번 작품에서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박두칠 역을 맡았다. 극 중 두칠은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하루 세 끼 식사만큼은 챙긴다는 확고한 철칙을 가진 인물. 다수의 작품에서 호소력 짙은 연기를 선보여 온 송강호가 그려낸 삼식이 삼촌 캐릭터에 많은 기대가 모인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엘리트 청년 김산 역에는 변요한이 낙점됐다. 대한민국을 일류 산업 국가로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국가재건사업을 추진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김산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동반자로 삼식이 삼촌을 만나며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이규형은 차기 지도자 후보로 주목받는 강성민으로 분한다. 극 중 성민은 삼식이 삼촌을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이용하는 인물로, 극의 긴장감을 담당한다. 이 외에도 김산의 연인 주여진 역의 진기주, 육사 출신 엘리트 군인 정한민 역의 서현우 등이 다채롭게 극을 채운다.

지난해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무빙>, <최악의 악>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디즈니+는 올해 야심작 <삼식이 삼촌>으로 국내 입지를 다지고 전 세계에 K-콘텐츠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디즈니+는 “송강호 특유의 눈빛과 호흡 등 세밀한 연기한 연기로 완성한 ‘삼식이 삼촌’ 캐릭터에 많은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

1990년 연극 <최선생>으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송강호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을 시작으로 오랜 시간 극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팬들을 만나 왔다. 2019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2022년에는 강동원-배두나-이지은(아이유) 등과 함께 출연한 영화 <브로커>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하는 작품마다 ‘대체 불가 배우’임을 입증해 온 송강호가 시리즈물에서 보여줄 흡인력 있는 연기에도 많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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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롯데엔터테인먼트

“장르적 특성에 집중했던 OTT들, 다양한 시도 펼칠 것”

오랜 시간 영화나 지상파 드라마를 위주로 활약해 온 이른바 대배우들의 연이은 OTT행은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화했다. ‘원조 한류 여신’으로 불리는 송혜교는 스타 작가 김은숙과 의기투합해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전 세계에 복수극 역풍을 불러일으켰으며, 한석규는 왓챠 오리지널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통해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연기를 선보였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한석규의 열연에 힘입어 공개 직후 왓챠 시청순위 1위 및 신규가입기여도 1위를 기록하며 ‘한석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최민식은 1997년 방영된 MBC <행복의 나라> 이후 무려 25년 만에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를 통해 긴 호흡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카지노>에서 주인공 차무식의 3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일대기를 그려낸 최민식은 “영화와 비교했을 때 시리즈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캐릭터의 다양한 면을 그려내기에 좋았다”고 말했다. 최민식의 열연에 힘입은 <카지노>는 2021년 11월 한국 진출 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던 디즈니+의 약진을 알리는 시발점이 됐고, 이후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올해도 장르와 플랫폼의 경계를 없애는 배우들의 OTT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전 세계에 K-콘텐츠 열풍을 몰고 온 다수의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시즌2 공개를 위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며, ‘천만배우’ 마동석의 차기작 <황야>도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택했다.

디즈니+는 송강호 주연의 <삼식이 삼촌> 외에도 김하늘-정지훈(비) 주연의 <화인가 스캔들> 등을 선보인다. 지난해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전에 참석한 송강호는 “OTT를 비롯해 다양한 채널로 콘텐츠의 소통이 매우 다변화했다”며 “지금까지 OTT 오리지널 작품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장르적 특성을 강조해 왔다면, 이제는 역사적 소재나 밀도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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