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협업한 웨이브, 관건은 불어날 구독자 활용

웨이브 스탠다드 5개월권 2만7,250원에 이용 가능 멤버십 가입 시 제공되는 SSG머니 3만점 이용시 사실상 공짜 확장된 가입자 풀 활용이 관건

사진=웨이브

토종 OTT 웨이브가 신세계그룹과의 협업을 선언했다.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전용 이용권을 제공한다. 웨이브는 지난 2022년 상반기까지 월간활성이용자 수(MAU)에서 토종 OTT 1위를 지켜오다 티빙과 시즌 합병 기점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2위로 내려앉았고, 최근 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한 쿠팡 플레이의 약진으로 토종 OTT 3위로 밀려날 처지다. 이에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신세계 유니버스에 합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웨이브

8일 웨이브는 신세계 그룹의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파트너십을 통해 이번 달 말까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회원들에게 전용 할인권을 제공한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SSG닷컴, 이마트, 스타벅스, G마켓-옥션,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등 6개 주요 계열사에서 회원 전용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이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회원은 웨이브 스탠다드 5개월 이용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SSG닷컴 통한 신규 가입 클럽 회원에게는 선착순으로 추가 할인을 적용, 50% 할인된 금액(2만7,250원)에 이용권을 제공한다. 멤버십 가입 시 제공되는 SSG머니 3만 점을 사용해 구매하면 사실상 별도 비용 없이 웨이브를 이용할 수 있다.

웨이브는 <악귀>, <넘버스>가 좋은 반응을 얻었던 만큼, 하반기에도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로 가입자 확보에 나선다. 이달 <연인>,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국민사형투표>등 드라마 신작과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런닝맨>, <나 혼자 산다>, <엑소의 사다리 타고 세계 여행-거제&통영>, <돌싱글즈4>등 지상파와 케이블 인기 예능 새 시즌을 선보인다.

최종석 웨이브 사업개발 리더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과 제휴를 통해 웨이브 프리미엄 콘텐츠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프로모션을 기획했다”면서 “SSG닷컴과 함께 다양한 파트너십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웨이브의 인기 콘텐츠들/사진=웨이브

예상된 시나리오

한편 이는 지난 5월 신세계그룹이 자사의 유통 계열사들을 아우르는 유료 멤버십을 론칭하면서부터 예상된 선택이다. 업계에서는 당시 3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다. 첫 번째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다. 가장 무난한 방식이지만 동시에 파급력은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두 번째는 왓챠와 독점 계약을 하는 경우였다.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부족한 왓챠의 콘텐츠 물량 등을 감안하면 신세계 그룹이 왓챠를 인수해 콘텐츠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 경우에는 신세계그룹이 유료 멥버십 시장은 물론 OTT 구독 시장에서도 단숨에 메이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었다.

세 번째는 웨이브와의 독점 계약으로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의 예상대로 이 시나리오가 실현된 만큼 OTT 업계는 웨이브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웨이브의 콘텐츠 내용 등을 감안하면 네이버-티빙, 신세계-웨이브의 대결 구도가 형성돼 파괴력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티빙의 비즈니스 모델 분석

웨이브와 신세계의 파트너십은 티빙이 네이버와 성공적으로 협업하는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티빙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는 양사 모두에게 이익이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티빙의 실적 개선이 가시적이다. 제휴가 시작된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티빙의 가입자는 세 배 늘었다. 지난해 6월 기준 네이버플러스멤버십 가입자는 총 800만 명이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티빙을 콘텐츠 제휴 혜택으로 선택했다.

수치상으로도 티빙의 월간 실사용자(MAU)는 전년 5월 382만892 명에서 올해 5월 기준 514만7,273명으로 1년 만에 38% 급증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성장률이 2%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인상적인 수치다.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이 티빙의 인상적인 확장의 초석이 된 것이 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티빙 멤버십에 오리지널과 영화가 제외됐다며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많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웨이브와 신세계의 합작은 반쪽 요금제는 아니다. 대신 전문가들은 이번 제휴로 인해 웨이브의 수익이 즉각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웨이브 입장에서는 이미 SKT 멤버십으로 웨이브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보다는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웨이브가 직면한 진짜 과제는 이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활용해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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