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D-DAY] 라미란 “경력 단절, 누구에게나 올 수 있어” 티빙 ‘잔혹한 인턴’
11일 티빙 오리지널 ‘잔혹한 인턴’ 첫 공개 라미란X엄지원 10년 만의 재회로 기대↑ 감독 “무거운 주제 유쾌하게 풀어내고파, ‘사이다’ 기대해달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경력 단절’을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40대 경단녀가 다시 정글 같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이 11일 베일을 벗는다.
<잔혹한 인턴>은 7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 분)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 분)에게 은밀하고도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사회생활 만렙 경력의 경험치로 불태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로 위트 있는 시선을 자랑한 한상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넷플릭스 <마음의 소리 리부트: 얼간이들>을 통해 잔잔한 웃음 속 묵직한 통찰력으로 주목받은 박연경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공감 백배 이야기를 완성할 배우들로는 라미란, 엄지원, 이종혁, 김인권 등이 출격한다.
라미란은 7년 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의 이름 석 자와 자아를 되찾기 위해 인턴 생활에 나선 고해라 역을, 엄지원은 극 중 해라가 인턴으로 입사한 회사 마켓하우스의 실세이자 상품기획실 실장 최지원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입사 동기로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두 커리어 우먼이 회사 생활 속에서 ‘살벌하고도 노련하게, 그리고 위트 있게’ 살아남는 모습으로 재미와 공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한상재 감독과 극본을 맡은 박연경 작가는 모두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로, 주변 경력 단절 여성들의 애환이 현실적으로 다가와 이번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감독은 “여성들의 경력 단절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가 의외로 출산 직후가 아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때더라”며 “아이가 고학년이 돼서 다시 사회에 나가고 싶어도 갈 곳이 없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우리 삶 속의 애환을 고해라, 최지원 같은 캐릭터를 통해서 그려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보통 오피스 드라마는 직장 내 암투 같은 어둡고 무서운 모습이 부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작품도 다소 무거운 주제로 시작하지만 이를 유쾌한 시선으로 담아내고자 애썼다”며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무조건 갈등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사이다’ 오피스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작품 공개 전부터 한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은 강한 자신감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인 상황. 이에 제작진과 배우들이 입을 모아 추천한 <잔혹한 인턴>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첫 번째는 ‘경력직 인턴’으로 돌아온 ‘나쁜 엄마’ 라미란이다. 라미란은 지난 6월 종영한 JTBC <나쁜 엄마>에서 생활력 강한 엄마 진영순으로 분해 진정성 가득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바 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인턴으로 돌아온다. 라미란은 자신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공감력 만렙 생활 연기로 불혹의 나이 40대에 잔혹한 직장 생활에 다시 뛰어든 고해라의 현실을 실감 나게 그려낼 예정이다. 그는 경력 단절을 겪은 후 다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분투하는 직장인들의 애환에 깊이 공감하며 “경력 단절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일”이라며 “이것은 비단 엄마나 여성들의 이야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출산 후 약 2년의 경력 단절을 경험한 라미란은 이번 작품을 연기하면서 “극 중 해라가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인물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아내나 엄마 같은 가정 내 위치보다는 순수하게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인간으로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즉, 한때 잘나갔던 MD였음에도 불구하고 인턴으로라도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싶어 하는 해라의 열망은 라미란이 강조한 관전 포인트다. 그렇게도 사랑하는 일을 포기해야 했던 현실적 이유, 그리고 다시 시작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넘어서야 하는 장벽 등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해라는 어느새 ‘누구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게 익숙해졌지만, 좋아했던 일을 통해 자신을 되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라미란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 안에서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는 풍부한 표현력으로 해라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고스란히 살려냈다”며 라미란의 열연 덕에 공감도 높은 작품이 탄생했다고 극찬했다.
두 번째는 10년 만에 만난 라미란과 엄지원의 연기 대결이다. 두 배우는 지난 2013년 영화 <소원>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라미란은 엄지원과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된 소감에 대해 “새로웠다”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두 작품에서의 캐릭터가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 라미란은 “10년 전에는 정말 순진하고 착했던 사람이 하늘 같은 직장 상사가 돼서 나타났다”며 엄지원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엄지원은 영화 <소원>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언니와 둘이 병상에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리허설 때부터 눈만 마주쳐도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입사 동기로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직장인이 잔혹한 회사 생활 속에서 ‘살벌하게, 위트 있게, 노련하게’ 살아남는 과정을 통해 어떤 재미와 공감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은다.
마지막은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회생활이다. 드라마가 그리는 초현실주의 사회생활 역시 공감도를 높이는 포인트다. 드라마는 주연과 조연을 막론하고 어떤 캐릭터에도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인물들로 가득하다. 왕년에 잘나가는 MD였기에 자신만만했던 인턴 해라는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바뀐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한다. 지원은 직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자신의 모든 사생활을 포기하며 지금의 자리에 올랐고, 이젠 입사 동기인 해라를 통해 잔혹한 미션까지 수행해야 하는 처지다. 이 외에도 악착같이 버티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던 이 시대의 가장 공수표(이종혁 분), 육아와 직장생활 둘 다 잘 해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갈수록 자신감을 잃어가는 금소진(김혜화 분) 등 현실적인 인물들이 극을 가득 채운다.
최근 우리 드라마가 그리는 ‘여성’과 ‘엄마’는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그간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장르물을 이끄는 데 여성들도 전혀 손색이 없음을 입증한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퀸메이커>를 비롯해 가부장의 억압과 폭력에 맞서 스스로를 해방시킨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지니TV <마당이 있는 집>, 아이들은 뒷전에 둔 채 자신의 욕망에 몰두하는 엄마들을 그린 ENA <행복배틀>, 딸에게 연애하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않는 솔직한 엄마를 그려내 눈길을 끈 지니 TV <남남>까지. ‘엄마는 자녀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낡은 인식이 힘을 잃은 지 오래인 만큼 시청자들도 엄마의 욕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추세다.
엄마이기 이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기능하길 욕망하는 해라의 잔혹한 인턴 도전기가 어떤 공감과 웃음을 안길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티빙 오리지널 <잔혹한 인턴>은 오늘(11일) 오후 4시 첫 공개된다. 해외에는 뷰(viu)를 통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