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스타] 누군가 K-콘텐츠의 미래를 묻거든, 팀 ‘무빙’ 2세대 이정하-고윤정-김도훈

팀 ‘무빙’: 2세대 편, 이정하-고윤정-김도훈 생활밀착 K-히어로물의 서막을 열다 애틋-풋풋-설렘에 더해진 현실감, 작품 몰입도↑

그 어렵다는 판타지 웹툰의 실사화를 디즈니+가 해냈다. 강풀 작가의 인기 웹툰 『무빙』은 영상화에 적합한 각색과 초호화 배우 라인업을 만나 웰메이드 생활밀착형 K-히어로물로 재탄생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무빙>은 공개 이후 [오늘의 OTT 통합 랭킹]을 비롯한 각종 차트의 최상단을 지키며 K-콘텐츠의 저력을 자랑하고 있다.

디즈니+는 총 20부작의 <무빙>에 ‘첫 주 7화 동시 공개 후 매주 2화 추가’라는 독특한 공개 방식을 적용했다. 전편 동시 공개 또는 매주 1·2화 순차 공개 방식에 익숙했던 이용자들의 의구심은 이달 9일 작품 공개 직후 확신의 끄덕임으로 바뀌었다. 독특한 세계관과 풍성한 이야기를 자랑하는 <무빙>의 포문을 성공적으로 연 3인방 덕분이다.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세 배우는 힘을 숨긴 채 살아가는 초능력자 2세대의 혼란과 아픔을 10대의 불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도 풋풋함과 설렘을 실감 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정하, 2017년 웹드라마 <심쿵주의>로 데뷔했다. 대표작으로는 MBC <신입사관 구해령>(OTT 넷플릭스·웨이브 공개), JTBC <알고있지만,>(넷플릭스·티빙) 등이 있다. 

<무빙> 초반 가장 돋보인 캐릭터라면 단연 봉석이다. 한없이 처지는 눈웃음, 통통하게 부푼 뱃살까지. 어디서 이런 무해한 매력을 가진 배우를 캐스팅했을까 싶어 신인인 줄 아는 경우가 많지만, 이정하는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까지 다양한 채널을 누비며 활약한 7년 차 배우다.

작품의 원작자인 강풀 작가의 팬을 자처한 그는 ‘닿을 수 없는 별’과도 같았던 <무빙>에 참여하기 위해 30kg을 증량했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최애 캐릭터로 꼽은 김봉석 역을 맡은 만큼 그는 죽을 각오로 연기했다고. 평생 살아본 적 없는 100kg에 육박하는 몸무게를 지탱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이정하는 ‘비행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 콘셉트에 맞게 모든 와이어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장장 1년에 걸쳐 이뤄진 촬영 내내 증량한 몸무게를 유지해야 했던 것은 덤이다. 겉으로 보기에 다정하고 순수하지만, 내면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는 점에서 작품 속 김봉석과 작품 밖 이정하는 꼭 닮아 있다.

웹드라마로 시작해 글로벌 OTT까지 평정한 이정하는 차기작 <원: 하이스쿨 히어로즈>를 통해 ‘대세 굳히기’에 나선다. 8부작으로 선보이는 <원: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현재 OTT 플랫폼과 공개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며, 이미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이 한창인 만큼 머지않아 이정하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MAA,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고윤정, 2019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티빙)으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대표작으로는 넷플릭스 <스위트 홈>, 영화 <헌트>(넷플릭스·웨이브·왓챠), tvN <환혼: 빛과 그림자>(넷플릭스·티빙) 등이 있다.

2023년 가장 바쁜 배우를 꼽으라면 고윤정을 빼놓을 수 없다. 일찌감치 광고계에서 이름을 알린 만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연기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고윤정은 작품을 하나씩 거칠 때마다 그런 선입견들을 지워내며 ‘대세 중의 대세’로 떠올랐다. 그의 대표작인 <헌트>, <환혼: 빛과 그림자>(이하 환혼2)와 <무빙>까지 많은 작품이 최근 1년 사이에 집중된 것을 보면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올까 싶다.

고윤정이 연기한 <무빙> 속 장희수는 청량함과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했지만, 어마어마한 회복력을 가진 초능력자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떨쳐내지 못할 정도로 속 깊은 인물이면서, 들뜬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허공에 떠오른 봉석을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몸을 던질 정도로 씩씩한 친구이기도 하다. 고윤정에게는 어느 하나 쉬운 작품이 없었지만, <무빙>은 그중에서도 조금 더 특별했다.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설정 탓에 활동량도 많은 데다가, 한겨울에 진흙탕 싸움 장면을 찍었을 정도로 고생한 탓이다. 극 중 고윤정과 부녀로 호흡을 맞춘 배우 류승룡은 “진짜 딸이 고생하는 것 같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을 정도다.

<헌트> 속 베일에 싸인 대학생 조유정, <환혼2> 속 자칭 ‘절세미인이지만, 좀 모자란’ 진부연, <무빙>의 초능력자 장희수까지 수시로 얼굴을 갈아 끼우며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카메라 앞에 서면 심장이 터질 듯 떨린다는 고윤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촬영장을 향하는 발걸음이 즐겁지 않았던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고. 사연 많은 얼굴, 여린 몸으로 소화하는 액션, 카메라 앞에 서는 진중한 마음가짐과 연기에 대한 열정까지. 이 모든 걸 두루 갖춘 고윤정의 행보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샘컴퍼니,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김도훈, 2016년 영화 <미행>으로 데뷔했다. 대표작 OCN <다크홀>(티빙), SBS <오늘의 웹툰>(웨이브), KBS2 <법대로 사랑하라>(웨이브) 등이 있다. 

<무빙> 속 봉석이와 희수의 ‘꽁냥꽁냥’이 풋풋하고 설렘 가득하면서도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을 향한 강훈의 묘한 질투심 덕분이다. 김도훈이 완성한 극 중 강훈은 초인적인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인물. 그는 말이나 표정에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아 감정 기복이라고는 없는 사람 같지만, 봉석과 희수를 향한 질투심만은 감추지 못하는 10대 소년 그 자체다. 초능력만 아니라면 가장 현실에 가까운 캐릭터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 탓에 강훈과 재만(김성균 분)의 부자 서사에 갈증을 토로하는 시청자도 많다. 작품에서 그려지는 이들 부자의 모습은 밤늦도록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무뚝뚝하게 대하는 아들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김도훈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부분만 보면 강훈이가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강훈이가 표현에 서툰 아이라는 걸 감안하면, 그냥 아버지를 어떻게 대할 줄 모르는 사람일 뿐”이라며 캐릭터에 깊이 공감했다.

김도훈은 작품이 잘 되리라 일찌감치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걱정은 극의 초반을 끌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었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만큼 존경하는 선배들에게 누가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오랜 촬영 내내 동료들과 동고동락하며 끝없는 연습과 고민을 반복한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많은 시청자가 <무빙>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아역 배우들이 스타트를 잘 끊어 줬다”고 입을 모은 것.

어느덧 8년 차 배우인 김도훈은 자신만의 속도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는 중이다. 차기작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개봉을 연기했던 영화 <핸섬 가이즈>. 일찍이 촬영을 마친 탓에 김도훈의 비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릴러와 코미디의 신선한 조합이 예고된 만큼 그의 색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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