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짐 내려놓은 임시완·이선빈 덕분” 이명우 감독이 밝힌 ‘소년시대’ 반전의 이유 [인터뷰]

전작 '어느 날'과 정반대 매력 '소년시대'
“검증받은 스토리도 좋지만, 온전한 메시지 전하고파”
‘찌질미 최고조’ 임시완-이선빈 연기 변신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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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우 감독(가운데)이 11월 20일 열린 ‘소년시대’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과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사진=쿠팡플레이

다소 과장되고 허황된 이야기일 수는 있지만, 추억이란 원래 그런 법이다.

80년대의 낭만을 맛깔난 코미디로 그려내며 열띤 호응을 이끈 <소년시대>의 이명우 감독이 작품의 뜨거운 인기에 화답했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를 배경으로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임시완 분)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다. 지난달 24일 첫 공개 당시만 해도 지상파 대작 주말극과 맞붙은 대진표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차곡차곡 에피소드를 추가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6화까지의 에피소드를 공개한 직후인 11일 [오늘의 OTT 통합 랭킹] 1위를 차지한 후 줄곧 차트의 최상단을 굳건히 지키면서다. 쟁쟁한 대작들 사이에서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존재감을 발휘 중인 <소년시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전작 <어느 날>을 통해 한 차례 강렬한 이야기를 선보인 이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청년들에게는 공감과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소박한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웹툰이나 웹소설 원작 드라마가 이미 대세로 떠오른 만큼 검증받은 이야기를 영상화하는 안정적인 길도 있었지만, 그는 조금 어렵더라도 새로운 세계관과 뚜렷한 메시지를 그려낼 수 있는 창작에 몰두했다.

원하는 색깔과 형태의 이야기를 많은 시청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창작자의 기쁨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는 이 감독은 “전설 속에 나오는 ‘17대 1’ 같은 클리셰들을 전부 긁어모아 보자는 발칙한 생각이 들었다”며 <소년시대>의 출발을 떠올렸다. 이 감독과 극본을 맡은 김재환 작가는 물론 다수의 스태프가 8·90년대를 온몸으로 호흡하며 지나온 덕분에 작품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펀치>, <열혈사제>, <편의점 샛별이> 등 장르 불문 다수의 작품을 만들었음에도 <소년시대>를 만드는 과정 전체가 ‘신비한 경험’이었다고 표현한 그는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주연 배우들에게서도 신선함이 느껴지길 바랐다고. 이 감독은 주인공 병태 역을 맡은 임시완에 대해 “임시완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진실하고 성실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병태는 10화가 끝날 때까지 모든 이야기에서 성장과 발전을 보여 줄 것”이라며 캐릭터와 배우 모두에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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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플레이

이 감독의 강한 자신감처럼 임시완은 이번 작품에서 말투와 표정은 물론 허술한 걸음걸이와 우스꽝스러운 비주얼까지 ‘찌질이’ 그 자체인 병태로 변신해 매 에피소드 놀라움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에피소드에서 진짜 아산백호 경태(이시우 분)가 기억을 되찾으며 정체가 탄로 난 병태는 “내가 바로 온양 찌질이”라고 고백하며 울부짖거나, 자신의 안위를 위해 친구인 호석(이상진 분)을 궁지에 모는 절박함으로 깊은 공감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병태는 호석을 찾아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며 성장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부여 흑거미’ 지영 역을 맡은 이선빈의 변신도 화제다. 이 감독은 “현대적이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가진 배우를 80년대 충청도 소녀로 둔갑시키는 것은 큰 모험이었다”고 이선빈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작품 속에 온전히 녹아든 지영 캐릭터는 먼저 망가짐을 자처한 이선빈 덕이었다고. 이 감독은 “첫 촬영하고 나서 선빈 배우가 ‘저 망가지고 싶어요’라고 얘기하더라”며 “그래서 주근깨 잔뜩 찍은 지영이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를 위해 예쁨을 내려놓은 이선빈의 소탈함이 <소년시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셈이다.

멋짐과 예쁨 대신 촌티를 입고 거침없이 망가진 배우들과 ‘라떼는…’을 외치는 제작진의 향수가 더해진 <소년시대>는 “단순 코미디 이상의 웰메이드 청춘물”이라는 입소문과 함께 ‘유행어 제조기’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감독은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를 주위에서 많이들 따라 하시더라”며 “‘~이’, ‘~잉’같은 충청도 사투리가 많이 들려서 작품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년시대>가 기대 이상의 짜릿한 흥행 반전을 이뤄낸 가운데 이 기세를 끝까지 이어 나갈 수 있을지 남은 4회의 이야기에도 많은 이목이 쏠리는 상황. “작품이 코미디인 만큼 재밌고 호쾌한 결말을 그리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김 작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마지막 이야기가 될 9·10회는 ‘역대급’으로 재밌을 것이란 예고다.

배우 임시완과 이선빈의 환상적인 코믹 티키타카, ‘말맛’이 살아있는 순도 100%의 웃음기 가득 대사, 버라이어티한 볼거리가 마지막 이야기까지 감칠맛 나게 어우러지며 <소년시대> 유종의 미를 완성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한편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는 현재 6회까지 공개됐으며, 매주 금요일 2개의 에피소드를 추가한다. 총 10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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