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새로움은 있지만, 설렘은 없는 ‘솔로지옥’ 시즌3

넷플릭스 오리지널 쇼 ‘솔로지옥’ 시즌3
공개 이틀 만에 넷플 차트 최상단 직행
연애 리얼리티의 묘미 ‘설렘과 긴장감’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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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한국판 ‘투핫’을 자처하며 연애 예능의 새 지평을 연 <솔로지옥>이 시즌2에서의 순한 맛을 버리고 매콤한 시즌3로 돌아왔다. 매 시즌 뜨거운 화제를 낳은 만큼 시즌3 역시 다양한 평가로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는 모습이다. 매력적인 출연자들과 새로운 룰에 만족한 시청자들은 ‘신선함’에 높은 점수를 줬고, 지나칠 정도로 빠른 전개에 거부감을 느낀 이들은 ‘설렘’이 사라진 데 대해 짙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쇼 <솔로지옥>은 커플이 돼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섬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트를 그린 프로그램이다. 한국 예능 가운데선 처음으로 글로벌 TOP10 TV쇼(비영어) 부문 4위에 오른 시즌1과 총 6,508시간의 누적 시청시간을 기록한 시즌2에 이어 새로운 얼굴, 새로운 룰로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12일 공개된 시즌3 1~3화에서는 핫한 남녀 솔로들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설레는 사랑을 만나고 싶다”는 말과 함께 등장한 이들은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지옥도에 입성했고, 어색한 대면에서 빠르게 서로를 스캔했다. 스튜디오에서 솔로들의 첫 만남을 지켜본 MC들은 어느새 남녀 솔로들의 속마음을 추측하며 과몰입 1단계에 들어섰다.

어색함 속에 시작된 점심이 마무리될 무렵, 첫 번째 천국도행 투표가 시작됐다. 첫 만남 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을 만큼 빠른 천국도행에 출연자들은 물론 MC들도 놀랐다. 이렇다 할 대화 없이 거의 첫인상만으로 결정한 첫 천국도행 투표에서는 혜선-관희와 민영-진석 등 두 커플이 매칭에 성공해 천국도로 떠났다. 손을 잡고 천국도로 떠난 두 커플 뒤로 규리와 민우는 지옥도에 남아 하룻밤을 보내게 됐다.

천국도를 향한 커플들의 모습은 앞선 두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화려한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에 들어선 이들은 웰컴푸드를 나눠 먹으며 지옥도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후 야외 수영장을 찾아 자연스러운 스킨십과 함께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저마다 옷으로 꽁꽁 가리고 있던 빼어난 몸매를 자랑한 것은 덤이다.

다음 날 아침 꿈같은 하루가 끝나가는 것에 안타까워하며 조식을 즐기던 이들은 “함께 지옥도로 돌아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안내 음성에 따라 호텔 로비로 내려온 솔로 남녀는 처음 보는 새로운 이성을 만나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자신들이 떠나온 지옥도 외에도 또 다른 지옥도가 존재하며, 설레는 첫 만남과 천국도행 등 모든 일정이 같은 순간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일부 출연자는 떠나 온 지옥도가 아닌 새로운 지옥도에 당도했고, 이들의 러브라인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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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솔로지옥>은 커플이 돼야만 지옥도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기존의 콘셉트를 시즌3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탐색의 시간 없이 빠른 속도로 프로그램에 몰입할 수 있다. 다만 비슷한 전개가 반복되며 신선함을 잃었다는 점은 시즌3의 성공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시즌2가 시즌1의 ‘센세이션’에 미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신선함의 부재’가 지목된 탓이다.

제작진은 익숙함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속도감을 높여 보는 이들의 지루할 틈을 없앴다. 첫 만남의 어색함이 가시기도 전 진행된 천국도행 커플 매칭을 본 MC 한해는 “만난 지 30분 만에 손잡고 호텔로 가는 프로그램이 어딨냐”며 시청자들의 놀란 마음을 대변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원시원하고 빨라서 좋다”는 호평과 “랜덤 호캉스와 다를 게 뭐냐”는 지적으로 엇갈렸다. 일부 시청자는 연애 리얼리티의 매력이 ‘설렘에서 오는 긴장감’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설렘 대신 자극으로만 뒤덮인 전개에 짙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같은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지옥도를 2개로 늘리며 긴장감을 배가했다. 특히 해당 사실은 2화 에피소드 초반에 밝혀져 더 큰 놀라움을 안겼다. 각각 6인과 5인 솔로 남녀의 첫 만남 배경이 된 지옥도Ⅰ, 지옥도Ⅱ는 이름만 ‘지옥’일 뿐 화려한 풍광과 아름다운 소품들로 채워졌던 이전 시즌과 달리 간소화된 숙소와 부실한 식당 등 열악한 환경을 조성해 천국도와의 대비를 극명히 했다. 아직 지옥도에서의 시간은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전작을 반복하는 데서 오는 지루함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는 평가다.

시즌2가 낳은 최대 스타인 덱스의 MC 합류는 ‘신의 한 수’로 꼽힌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는 MC들의 과몰입에 지옥도를 피부로 경험한 덱스의 날카로운 분석이 더해지며 보는 이들의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덱스는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한 여성 출연자의 ‘필살기’를 한눈에 캐치하는가 하면 “카메라 안 보이는 곳에서 다른 뭔가가 있지 않냐”는 다른 MC들의 질문에 “지금 손잡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로 현장의 열띤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비록 프로그램은 설렘에서 오는 긴장감을 잃었지만, 생생한 현장감과 냉철한 분석으로 앞으로의 러브라인을 내다보는 새로운 재미를 제시한 셈이다.

“매 시즌 국가대표를 뽑는 마음으로 출연자를 선정했다”는 제작진의 말처럼 매력 만점 출연자들과 MC 덱스의 기대 이상 활약, 색다른 전개 등은 단숨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2일 첫 공개된 <솔로지옥> 시즌3는 불과 이틀 후인 14일 [데일리 OTT 랭킹] 넷플릭스 2위로 흥행의 신호탄을 쐈고, 다음 날엔 차트의 최정상까지 오르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오늘(19일) 공개되는 4·5화에서는 두 개의 지옥도가 하나로 합쳐지고, 새로운 메기(중간 투입 출연자)의 출연으로 긴장감까지 높일 예정. 한동안 ‘예능 잔혹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독 오리지널 예능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넷플릭스가 <솔로지옥>으로 다시 한번 K-예능 특수를 누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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