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에 팔고, TV에 한 번 더 팔고? ‘재벌집 막내아들·킹더랜드’ SLL의 흑자 전환 비결은

1분기까지만 해도 적자였던 SLL, 흥행작 줄줄이 쏟아내며 흑자 전환 성공 ‘동시 방영’으로 수익성 개선 도모, OTT 플랫폼과 계약 확정 지은 이후 TV 편성 오리지널 콘텐츠 들고 해외 시장 문 직접 두드려 ‘추가 수익’ 꾀한다?

사진=SLL

중앙일보 산하 OTT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SLL이 처음으로 영업 흑자를 거뒀다. 7일 중앙일보그룹 콘텐츠 기업인 콘텐트리중앙은 2분기 매출액 2,794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이 중 SLL에서 나온 매출은 총 1,892억원, 영업이익은 48억원에 달한다.

SLL의 흑자 전환 비결로는 OTT·TV 동시 방영과 해외 자회사의 성장이 지목된다. SLL은 OTT 판매처를 확보한 이후 TV에 작품을 편성하는 전략을 채택, 흥행작을 대거 배출하며 국내 시장을 사로잡았다. SLL의 미국 자회사 ‘윕(wiip)’ 역시 상반기 신작을 줄줄이 쏟아내며 해외 시장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차후 SLL은 흑자 전환에 안주하지 않고 콘텐츠 해외 직판로를 개척, 추가 수익 성장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흥행 콘텐츠 쏟아내며 적자 탈출

SLL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LL중앙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36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1,110억원 대비 약 16%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에서 총 1,125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영업손실은 190억원을 기록했다. 이자 비용과 영업권 상각 등 추가 비용이 계산된 당기순손실은 25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이 변했다. 2분기 연결 기준 중앙일보 산하의 콘텐츠 그룹 전체 매출액은 2,794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SLL발 매출은 총 1,89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8억원을 기록하며 최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중성에 중점을 둔 SLL TV 드라마 작품들의 연이은 흥행이 흑자 전환을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25일까지 방영된 JTBC 미니시리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로 최고시청률 30.1%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SLL은 JTBC 드라마 <대행사>, <신성한, 이혼> 등의 작품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쟁취해왔다. 특히 JTBC <닥터 차정숙>은 최고 시청률 19.4%를 기록, 전 세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2분기 JTBC <나쁜엄마>, <킹더랜드> 등 드라마 작품이 인기를 끌며 SLL의 수익성은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하반기 캡티브 작품들 역시 모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독점 판매를 확정 지었고, 현재 시장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D.P 2>, 영화 <범죄도시3> 수익이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차후 SLL의 수익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LL 제작 흥행 드라마 ‘킹더랜드’/사진=티빙

수익 개선의 비결은 ‘선계약·동시 방영’?

SLL의 수익 개선 비결로는 캡티브 작품의 동시 방영 비중 확대가 지목된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판매가 확정된 이후 TV에 편성하는 전략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SLL이 ‘선계약 후공급’ 전략을 통해 안정성을 제고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제작사가 플랫폼과의 선계약을 통해 제작비와 판매처를 확보한 뒤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제작사가 감수할 리스크가 적어지고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OTT를 통해 콘텐츠를 향유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요즘에는 OTT와의 선계약을 통해 일차적으로 수익을 내고, TV 편성을 통해 추가 수익을 꾀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 SLL은 향후에도 국내외 OTT 플랫폼에 판매가 완료된 작품 위주의 TV 편성을 지향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21년 인수한 SLL의 미국 자회사 wiip의 연이은 작품 공개 역시 SLL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wiip은 HBO 오리지널로 공개된 <White House Plumbers>와 7월 아마존 프라임의 <The Summer I Turned Pretty> 시즌2 공개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LL 2분기 해외 매출은 1,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p 상승했다.

wiip 제작 ‘White House Plumbers’ 트레일러/사진=HBO

‘해외 직판’으로 추가 수익 노린다

SLL은 국내 OTT와 오리지널 콘텐츠 계약을 체결할 경우 글로벌 OTT에 유통하는 대행권을 확보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OTT 플랫폼에 콘텐츠 유통 권리를 넘기지 않고, 제작사 측이 직접 글로벌 OTT 플랫폼과 계약을 체결해 콘텐츠를 직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금껏 해외 OTT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국내 스튜디오는 대부분 대기업을 등에 업고 있었다. KT 산하 지니 TV가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이 첫 방송 전부터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훌루 재팬, 아이이치(iQIYI), 비키(Viki)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 채널과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중소형 스튜디오는 해외 OTT 플랫폼과 직접 계약을 추진할 역량 및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오리지널 IP를 활용한 글로벌 OTT 직판 구조 수립에 성공할 경우 스튜디오는 안정적인 해외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자체 제작한 드라마 IP를 보유한 채로 해외 직판로를 개척하면 흥행 수익의 대부분을 스튜디오가 ‘독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SLL은 해외 직판의 벽을 뚫고 경영 흑자를 키워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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