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D-DAY] 가장 추악하고 불쾌한 이야기, 넷플 ‘마스크걸’

혐오스러운 사람들의 추악한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

18일 3인 1역의 파격 캐스팅으로 선보이는 불쾌한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연출·극본 김용훈)이 베일을 벗는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시리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주목받은 김용훈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맡았고, 고현정-나나-이한별-안재홍-염혜란 등이 출연한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연재된 매미, 희세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마스크걸>은 공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으며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원작 웹툰은 19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와 파격적인 전개, 외모지상주의부터 스토커, 몰카, 개인정보 유출, 동성애, 인터넷 방송가의 선정적인 스트리머 문화, 연예계 스폰, 언론 윤리 문제, 종교적 모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블랙코미디로 호평을 이끌며 연재 당시 네이버 웹툰 조회수 순위 10위권을 기록한 바 있다.

인기 웹툰의 영상화. 언뜻 보면 ‘흥행 보증 IP’로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지만,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높은 만큼 원작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금방 외면받기 일쑤다. 특히 다소 불쾌할 수 있는 자극적인 소재와 캐릭터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깊은 메시지를 전했던 <마스크걸>의 경우 원작의 재미와 메시지를 충분히 담지 못한다면 그저 ‘불쾌한 이야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은 “원작 웹툰을 읽었을 때 흡인력이 장난 아니었다. 여러 사회 문제를 담은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캐릭터들이 재밌었다. 괴상하면서 불편한 캐릭터들인데 애정이 많이 가더라”고 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히며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에 중점을 두고 연출하고 싶었다”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김모미의 일대기를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3인 1역의 파격 캐스팅도 기대 포인트다. 김모미로 분한 이한별, 나나, 고현정은 인터넷 방송 BJ, 쇼걸, 교도소 수감자의 신분을 거치는 김모미의 생애를 한 막씩 맡아 외모 콤플렉스와 강박을 시작으로 불행에 빠져 순식간에 인생이 바뀌는 김모미의 일대기를 극적으로 표현할 예정.

김용훈 감독은 “3인 1역은 어려운 선택이었다. 주위에서도 다들 걱정하더라. 보통 이런 콘셉트에서는 1인이 특수 분장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고 털어놓으며 “특수 분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테스트를 해보니 불편하고 거부감이 느껴지더라. 그래서 3인 1역을 강행했는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세 배우분들이 계셔서 자신감 있게 밀어붙였다. 작품을 하면서 가장 잘한 결정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신예 배우 이한별은 김모미의 인터넷 방송 BJ 시절을 연기한다. 낮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밤에는 가면을 쓰고 섹시한 춤을 추는 마스크걸로 활동하다, 짝사랑하던 유부남 직장 상사에게 예쁜 얼굴의 다른 외도 상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속상해하는 인물이다. 이후 그는 다정하게 위로해 주는 한 인물과 새로운 만남을 가지게 되지만, 갑자기 돌변한 그와 몸싸움 중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게 된다.

나나는 인터넷 방송 BJ 생활을 청산하고 대대적인 성형 수술을 거쳐 아름다운 외모를 갖게 된 후 쇼걸로 활동하는 김모미의 시간을 연기한다. ‘아름’이라는 가명으로 정체를 숨기며 바에서 쇼걸로 살아가지만, 경자(염혜란 분)의 끈질긴 추격에 결국 정체를 들키게 되는 인물이다. 나나는 “쇼걸로 나오는 만큼 춤도 춰야 해서 춤 연습을 따로 했다. 가수 시절 춤추던 경험을 이용해 열심히 찍었다”고 전했다.

고현정은 세상을 시끄럽게 한 ‘마스크걸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김모미의 생애 주기를 연기한다. ‘마스크걸’ 혹은 ‘죄수 번호 1047’로 불리는 삶을 살아가던 김모미는 어느 날 날아든 편지 한 통에 탈옥을 결심한다. <마스크걸>은 고현정의 첫 OTT 도전작이다. 그는 교도소 내 괴롭힘으로 인해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온 거칠고 투박한 얼굴로 지금까지 본 적 없던 배우 고현정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

고현정은 “30년 넘게 연기를 하다 보니 내 이미지는 어느 정도 박혀 있는 것 같다. 이번에는 항상 봐왔던 내 모습을 벗어 던지고 고현정이 아닌 김모미로 보이고 싶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는데, 감독님이 촬영 전에 길잡이를 해주시며 많이 도와주셨다. 많이 의지가 됐다. 늘 하던 모습을 최대한 안 할 수 있게 노력했다”고 주안점을 밝혔다.

마스크걸 김모미 역의 세 사람 외에도 안재홍은 BJ 마스크걸의 광팬 주오남 역에 분한다. 특히 안재홍은 예고편 공개 당시 원작과의 놀라운 싱크로율로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바. 그는 “예고편이 1초밖에 안 나왔는데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높은 싱크로율의 비결은 특수 분장이 아닐까 싶다. 특수 분장의 도움으로 그 인물 자체로 보여지길 바랬는데, 그 바람이 이뤄진 것 같아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염혜란은 행방불명된 아들을 찾기 위해 끈질기게 김모미를 추격하는 엄마 김경자 역을 연기한다. 염혜란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에 이어 이번에도 파격적인 복수를 이어갈 예정. 또한 혼자 어렵게 키운 아들 주오남에게 집착하면서도 원망하는, 일그러진 모성애의 표본 같은 모습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전한다. 염혜란은 “김경자는 반드시 손에 피를 묻히고 복수하겠다는 사람이다. <더 글로리>에서처럼 복수와 모성애를 주제로 하는 인물이지만, 그 결이 달라 응원은 못 받을 것 같다”고 밝혀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이처럼 다채로운 라인업으로 꾸려진 <마스크걸>은 어떤 메시지를 담았을까? 작품의 본질적인 부분을 담기 위해 3인 1역이라는 멀티플롯을 선택한 김용훈 감독은 “극을 이끄는 캐릭터들이 누군가에게는 괴상하고 불편한 이야기로 비춰질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누구에게는 좋은 사람으로 보여질 수 있다. 보는 시각과 시점에 따라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작품의 가장 큰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현정 또한 작품이 가진 메시지에 대해 전했다. 그는 “<마스크걸>은 ‘사회의 문제나 이슈가 되는 여러 일들이 대체 왜 일어날까?’에 대한 것을 담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스크걸 김모미뿐만 아니라 살면서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지 않나. 지금 또 다른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고충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가면을 벗기 위해선 어떤 용기가 필요한지, 그 용기는 언제쯤 생기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마스크걸>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바로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이다. 작품은 욕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가장 추악하고, 저속한 이야기로 보는 이들에게 불편한 화두를 던질 예정. 드라마로 다시 태어난 <마스크걸>이 원작의 괴상하고 불쾌한 캐릭터와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깊은 메시지를 전하며 대중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마스크걸>은 오늘(18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회차(7부작)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