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앞세워 국내 OTT 시장 2위 자리 꿰찬 쿠팡플레이에 법인세 논란 ‘옐로카드’

국내 OTT 시장 2위 차지한 쿠팡, 차후 DAU 성장세에 이목 집중 독점 스포츠 콘텐츠, 다양한 혜택 담은 ‘와우 멤버십’ 등이 성장세 견인 쿠팡플레이는 법인 아닌 부가서비스다? 법인세 미납 논란 점화

사진=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가 토종 OTT 업계 1위로 올라서며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를 필두로 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한편, 이커머스 서비스 쿠팡과의 멤버십 연동 등을 통해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해 나가는 양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쿠팡플레이가 ‘반칙’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인 대신 부가서비스로 운영돼 법인세 납부 의무에서 벗어나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의무 조사’에서도 제외돼 회계 상황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이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티빙 꺾은 쿠팡플레이, 국내 시장 2위 안착

토종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는 최근 토종 OTT 시장의 ‘절대강자’로 꼽히던 티빙을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내 OTT 서비스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넷플릭스가 1,223만 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쿠팡플레이가 563만 명으로 티빙(540만 명)을 꺾고 2위에 등극했다.

같은 달 쿠팡플레이의 앱 사용자 수도 60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월 쿠팡플레이 앱 사용자는 634만 명으로 나타났다. 국내 OTT 앱 중 최초로 사용자 600만 명을 돌파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이용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OTT도 쿠팡플레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DAU(일간활성사용자수) 측면에서는 아직 티빙에 밀리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8월 평균 DAU는 평일 67만 명 수준으로, 티빙(124만 명)이나 웨이브(108만 명)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지금과 같은 매서운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조만간 티빙을 제치고 ‘진짜’ 2위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콘텐츠 차별화·멤버십 연동으로 고객층 다졌다

쿠팡플레이의 흥행 비결은 ‘틈새시장 전략’에 있다. 쿠팡플레이는 국내 OTT 중 최초로 K리그 생중계에 나서는 등 국내외 스포츠 독점 중계를 무기로 삼았다. 일반적으로 시즌이 장기간 진행되는 스포츠 경기는 종영 이후 금세 화제성이 식는 오리지널 시리즈 대비 고정 시청자 확보가 수월한 편이다. 수요 역시 캐스팅, 완성도 등에 따라 흥행 여부가 판이한 드라마 등과는 달리 안정적이고 탄탄하다.

최근에는 ‘쿠플클럽’을 통해 최신 영화를 독점 공개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쿠플클럽은 쿠팡플레이를 더 많이 활용할수록 혜택을 제공하는 리워드 프로그램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6월 화제작인 <존 윅4>를 쿠플클럽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비공식작전>을 일정 기간 동안 무료 시청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사업 전략도 이용자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회원인 ‘와우회원’은 월 4,990원으로 쿠팡플레이 시청, 이커머스 서비스 쿠팡의 로켓배송·직구·프레시 무료배송,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할인 혜택 등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저렴한 가격대와 멤버십 연동을 내세워 이커머스와 OTT 분야 고객층을 한 번에 붙잡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쿠팡플레이는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는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는 등 약점으로 꼽히던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지금껏 성장세를 견인한 스포츠 중심 콘텐츠를 발판 삼아 본격적인 ‘종합 OTT’로서의 도약을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쿠팡

“법인세 안 낸다”, 쿠팡플레이가 당면한 과제

하지만 쿠팡플레이가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무소속)은 쿠팡플레이가 법인이 아닌 쿠팡 와우 멤버십의 부가서비스 성격으로 운영되는 것과 관련, 제도적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OTT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 제12의 2호에 따라 부가통신역무에 해당한다. 해외 OTT 업체인 넷플릭스를 비롯한 국내 OTT 업체 모두 부가통신사업자에 속한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별도 법인 형태가 아닌 쿠팡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쿠팡플레이 측은 쿠팡플레이가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추가 요금 없이 제공되는 여러 부가 서비스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쿠팡플레이가 법인세 납부의 의무를 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플레이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쿠팡’은 그동안 대규모 적자 발생을 이유로 국내에서 단 한 차례도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아울러 과기부가 매년 실시하는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의무 조사’에서도 쿠팡플레이의 트래픽 발생 현황 및 이용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회계 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우리나라의 법률 제도가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OT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미디어 환경 역시 급변하고 있다. 건강한 미디어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OTT 플랫폼의 형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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