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부자 디즈니의 위상, 거대 팬덤은 디즈니를 먹여살릴 수 있을까?

디즈니 테마파크 매출액 지속적으로 성장세
슈퍼 IP 보유한 디즈니, 소비자가 몰입할 수 있는 색다른 오프라인 콘텐츠 내보일 것
한국 디즈니플러스 11월부터 구독료 40% 인상, 기존 이용자는 원가격 유지
올랜도에 위치한 디즈니월드/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그간 경기 침체 및 디즈니플러스의 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가 18일(현지 시각) 3분기 실적을 보고하며 테마파크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적 보고에 따르면 지난 9개월간의 디즈니 테마파크 부문 총수익은 240억 달러(약 32조5,392억원)를 상회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의 오프라인 활용을 통해 매출 견인에 성공한 것이다.

디즈니랜드의 매출 성장, 비싼 입장료 덕분?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디즈니의 테마파크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로 테마파크 입장료가 인상된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LA에 위치한 디즈니랜드와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의 입장료 수익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 초까지 약 9개월간의 테마파크 매출 총액 240억 달러 중 80억 달러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디즈니가 테마파크의 일일 이용권을 기존 대비 최대 9% 가량 인상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디즈니랜드 입장료는 179달러(약 24만원)이며, 2일권은 285달러(약 38만원), 5일권은 400달러(약 53만원)이다.

이런 가운데 디즈니는 1년 만에 또 한 차례 입장권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1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즈니는 각 테마파크의 입장료를 기존 금액에서 8% 이상 오른 194달러(약 26만원)로, 5일권은 480달러(약 64만원)로, 줄을 서지 않고 인기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지니 플러스의 가격은 기존 30달러(약 4만원)에서 35달러(약 4만7,000원)로 인상할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의 주차 요금도 일 5달러에서 30달러까지 인상한다.

OTT 실적 부진의 탈출구, IP의 오프라인화

현재 디즈니는 테마파크를 비롯해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의 캐릭터나 세계관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매장인 숍디즈니와 오프라인 매장인 디즈니스토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백화점이 디즈니와 손잡고 지난 7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디즈니스토어 1호점을 개점했다. 1호점의 방문객은 주중 평균 500명, 주말 평균 2,000명, 월평균 3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월평균 매출액 6억원대를 기록해 ‘이례적인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1호점의 성공에 힘입어 더현대서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각각 2, 3호점을 순차적으로 오픈했으며, 2호점 역시 개점 첫날 5,000여 명이 방문하고 첫 주말에 일평균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성공을 거뒀다. IP를 활용해 한국 시장에서 수익을 내겠다는 디즈니의 전략이 정확히 들어맞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국외에서는 홍콩, 파리, 상하이 등 전 세계에 위치한 디즈니 테마파크에 <겨울왕국>, <주토피아>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테마랜드가 개장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 IP를 통해 테마파크 방문객들을 적극적으로 모객하고, 이를 기반으로 매출 견인에 나서겠단 의도다. 앞서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9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디즈니 테마파크, 체험 및 제품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600억 달러(약 81조4,455억원)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디즈니플러스

구독료 인상 카드 꺼내든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수 유지 목적

한편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에서도 수익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내달 1일부터 현재 시행 중인 단일 멤버십을 ‘디즈니+ 스탠다드’와 ‘디즈니+ 프리미엄’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이에 월 9,900원인 멤버십은 ‘디즈니+ 프리미엄’으로 변경되며 가격은 1만3,900원으로 인상된다. ‘디즈니+ 스탠다드’는 월 9,900원으로 요금은 동일하지만 동시 접속 대수가 4대에서 2대로 줄어들고, 화질 및 사운드가 프리미엄 멤버십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등 차이를 뒀다.

다만 인상된 구독료는 신규 가입 고객에 한해 적용되며, 11월 1일 이전에 가입한 고객에겐 현재 구독료 그대로 ‘디즈니+ 프리미엄’이 유지된다. 디즈니플러스 관계자는 “다음 달 1일 전에 가입한 기존 구독자의 경우 멤버십을 변경하거나 취소 후 11월 1일 이후 재구독하지 않는 이상 기존 가격과 동일한 구독료로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디즈니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현행 유지, 오프라인 서비스는 공격적으로 확장해 현재의 실적 부진을 극복하려 한다고 평했다.

아울러 넷플릭스처럼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의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내용을 서비스 약관에 추가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선 당장 계정 공유 단속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무빙>의 흥행으로 국내 가입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섣불리 계정공유 단속을 시행할 경우 이용자들의 반발로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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