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영화 랭킹] 12/14 티빙·넷플·웨이브 – ‘잠’ vs ‘콘크리트 유토피아’
14일 OTT 영화 랭킹 ‘잠’ SVOD 시작, 티빙 1위 등극 굳건한 ‘콘크리트 유토피아’, 넷플 1위
신예 감독들의 경쟁.
티빙(TVING) 영화 부문 1위는 <잠 Sleep>이다. 지난 13일부터 각종 OTT 플랫폼을 통해 SVOD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왕좌로 직행한 것. <잠>은 수면 중 이상행동을 보이는 남편 오현수(이선균 분)와 그를 예전 모습으로 돌리려는 아내 정수진(정유미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신과함께> 시리즈의 음향, <옥자>,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연출팀을 맡았던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배우 이선균과 정유미가 남녀 주인공으로 분했다.
여름 극성수기를 피해 지난 9월 6일 개봉한 이 작품은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 3주 내내 박스오피스 왕좌를 수성하며 한국 영화의 힘을 자랑했다. 뜨거운 질주 끝에 작품은 최종 147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인 80만을 훌쩍 상회하는 성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저예산 작품이었을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선택을 잘 받지 못하는 한국 공포물로써 유의미한 성과.
이렇게 <잠>은 2023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몇 안 되는 영화라는 영광을 안았다. 올해 개봉작 중 극장 성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한국 영화는 <잠>을 비롯해 <범죄도시3>,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최근 개봉한 <서울의 봄>까지 다섯 편뿐. 오는 20일 개봉하는 <노량: 죽음의 바다> 또한 대흥행을 노리고 있지만, 손익분기점이 720만으로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2023년을 10일가량 남기고 개봉하는 만큼 2023년 흥행 성공작은 <서울의 봄>에서 마무리될 예정이다.
사실 147만 관객 동원을 일반적으로 흥행 대성공이라 표현하긴 어렵지만, <잠>의 최종 관객 수는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함께 여름 텐트폴 영화로 개봉했던 <더 문>의 최종 관객 수 51만과 <비공식작전>의 105만보다 높은 수치. 팬데믹 이후 불어온 ‘한국 영화 위기’에 대부분의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만큼 <잠>의 흥행 성공은 업계와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작품을 향한 뜨거운 관심은 개봉 전부터 쏟아졌다. <잠>은 제76회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 박수를 받는 관례가 없었음에도 박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메인 경쟁 섹션에 초청되며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작품을 먼저 관람한 봉준호 감독이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라는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남기며 예비 관객들의 의 기대감을 높였다. 개봉 후에도 작품은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며 제44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정유미), 제10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여우주연상(정유미), 신인감독상(유재선) 등을 수상했다.
가장 극찬을 이끌었던 것은 주연배우들의 호연. 잠들면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현수 역을 맡은 이선균과 매일 반복되는 끔찍한 공포에 잠들지 못하는 수진 역으로 분한 정유미는 설득력 있는 연기력과 캐릭터 표현력으로 이야기에 몰입감을 더하며 서스펜스 스릴러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봉준호 감독의 연출팀이던 유재선 감독의 연출 또한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었다. 유재선 감독은 공포 스릴러 장르임에도 ‘점프 스퀘어’ 기법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연출 기법으로 긴장감을 높였고, 수위 높은 공포임에도 잔인한 묘사를 최대한 덜어내 폭넓은 관객층에게 호평받았다.
또한 <잠>은 올해 가장 ‘천운’을 가진 작품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개봉 후 한 달 반가량이 지난 뒤 주연을 맡은 배우 이선균이 마약 스캔들에 휘말렸기 때문. 개봉일을 조금만 늦췄더라면 <잠>의 흥행은 물론 개봉까지도 어려워질 뻔했다. 이선균은 지난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마약 정밀검사에서 음성과 ‘감정 불가’ 판정이 나오면서 확실히 매듭짓기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개봉 예정이던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과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친 <행복의 나라>, 촬영을 앞두고 있던 STUDIO X+U의 새 시리즈 <노 웨이 아웃>과 <DR.브레인 시즌2> 등을 비롯해 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넷플릭스(Netflix) 1위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다. 지난 5일부터 SVOD 서비스를 시작한 이 작품은 티빙에서는 최근 공개된 <잠>에 왕좌를 내줬지만, 넷플릭스에서는 굳건히 왕좌를 지키며 한국 텐트폴 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작품은 OTT 공개 후 [오늘의 OTT 통합 랭킹]에서 1위까지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꾸준히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순항 중이다.
지난 8월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에 생존자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잉투기>, <가려진 시간>으로 충무로의 떠오르는 혜성으로 불리는 엄태화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이병헌-박서준-박보영-김선영-김도윤-박지후 등이 출연한다.
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뜨거운 흥행 속에서 <잠> 또한 OTT로 무대를 넓히며 두 작품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작품 모두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공개, 동일한 OTT 플랫폼에서 S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순위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특히 <잠>은 공개 하루 만에 티빙 왕좌를 지키고 있던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밀어내고 OTT에서도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두 작품 모두 충무로의 신예 감독들의 작품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만큼, <잠>과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펼칠 선의의 경쟁에 이목이 집중된다.
웨이브(Wavve) 1위는 지난 9월부터 굳건히 차트 왕좌를 지키고 있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이다. 지난 2001년 전 세계 영화계에 한 획을 그으며 등장한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겨울 분위기 물씬 나는 작품으로 영화 팬들의 선택을 받으며 장기 집권을 이어가는 중이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비롯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전편이 웨이브 ‘오늘의 영화 TOP 20’을 지키며 저력을 과시 중이다.